“BIM 산업의 현주소: 우리는 어디쯤 와 있는가?”
토론 1섹션 : 공공정책 / 제도편
“BIM 데이터 표준 수립 및 전문인력 확보 시급”
- “BIM을 어디에 쓰겠다는 활용 목적 분명히 하고 그에 맞는 성과물 요구하는 방식으로 가는 게 중요”
BIM ‘왜 하고, 어디에 쓰고, 어떻게 성과낼까’ 정책 핵심돼야
- “BIM 의무화 범위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2D 중심 문제 심각”
안녕하십니까!
오늘 토론회 좌장을 맡게 된 이화여대 건축학과 겸임교수 최희정(크로스빔 대표)입니다.
1부에서 민간과 공공에서 진행 중인 여러 BIM사례에 대해서 잘 들으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국토부에서는 2023년도부터 1,000억원 이상 공공공사에 BIM을 의무화한 이후, 그동안 건설산업에서 많은 변화와 함께 여러 잡음도 있었습니다.
의무화 범위가 확대돼 올해는 500억원 이상, 그리고 2030년에는 모든 공공공사에 의무화가 예고돼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건설산업이 이와 관련해 잘 준비돼 가고 있는지, 또 미흡한 점이 있다면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진솔하게 의견을 나눠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토론시간은 대략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로 진행될 예정이며, 4개의 세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토론 1섹션 : 공공정책 / 제도편
◇좌장 최희정 = 그럼 첫 번째 세션인 공공정책 및 제도에 관해서 토론을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국내 SOC공사의 가장 큰 발주기관인 한국도로공사 그리고 국가철도공단에서 참여해 주신 패널분들께 여쭤보겠습니다.
조성희 부장님, 올해 개정 예정인 공공발주 BIM 기준의 핵심 변화와 그 배경을 산업 차원에서 요약해 주실 수 있을까요? 또 이 변화가 실제 발주 절차 및 현장 수행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시는지 설명해 주십시오.
◇조성희 부장 = 네, 이 질문에 대해서는 먼저 한 가지를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공공발주 BIM 기준 자체를 제가 설명드리기보다는 저희 국가철도공단이 BIM을 어떻게 활용하려고 하는지를 중심으로 말씀드리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아까 발표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희 공단의 올해 BIM 활용 방향에서 가장 큰 변화는 BIM을 도면의 대체물이 아니라 발주자가 활용하는 ‘데이터 자산’으로 보겠다는 점입니다.
즉 모델의 형태나 완성도보다는 정보가 활용 가능하게 담겨 있고, 실제로 활용 가능한지를 더 중요하게 보겠다는 흐름입니다.
이렇게 방향을 잡게 된 배경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2030년 전면 의무화를 앞두고 더 이상 형식적인 BIM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이 있고요. 둘째는 발주자 입장에서 BIM을 받아놓고도 실제로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적인 한계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발주 단계에서부터 ‘이 BIM을 어디에 쓸 것인가’가 명확해져야 하고,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도 공정・비용・안전・품질과 연계 가능한 구조를 요구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책에서 보던 4D, 5D, 6D, 7D가 이제는 실제로 시연되고 검증돼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이 변화는 발주 절차와 현장 역할에도 분명한 영향을 줄 겁니다.
발주자는 단순히 결과물을 검수하는 주체가 아니라 BIM 활용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관리하는 역할로 바뀌게 되고요. 설계사나 시공사 입장에서는 ‘모델을 얼마나 잘 그렸느냐’보다 정보를 어떻게 남기고, 다음 단계로 어떻게 넘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이걸 현장에 부담만 주는 변화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제대로 정착된다면 설계 변경에 따른 재작업을 줄일 수 있고, 발주자-설계자-시공자 간 해석 차이도 상당 부분 줄어들 수 있다고 봅니다.
결국 2026년 BIM 활용 방향은 ‘의무를 더 강화하겠다’보다는, BIM을 왜 써야 하는지를 분명히 하려는 시도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좌장 최희정 = 이어서 김경석 부장님께서는 동일한 기준 변화가 도로공사 발주 사업에서 현장·설계 품질 또는 수행 리스크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시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경석 부장 = 말씀하신 올해 BIM 기준 개정과 관련해 도로공사 발주사업 관점에서 설계 품질, 현장 수행, 그리고 리스크 측면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가장 큰 변화는 500억원 이상 중규모 공사까지 BIM 의무화가 확대된다는 점입니다.
도로공사 사업을 보면 신설·확장사업은 대부분 1,000억원 이상으로 이미 설계와 시공 단계에서 BIM을 활용해 왔습니다.
반면 500억원에서 1,000억원 사이 사업은 기존 고속도로 개량, IC 신설, 포장·교량 개량과 같은 유지·개량 중심 사업이 주를 이룹니다. 이번 기준 개정은 바로 이 영역에 BIM이 본격적으로 들어온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현장 수행 측면에서의 영향입니다.
이 중소·중규모 사업에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설계사와 건설사가 참여하게 되는데, 이들 상당수는 BIM 활용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과거 대형 건설사들이 겪었던 초기 시행착오 즉 비용 부담, 인력 부족, 소프트웨어 문제, 현장 적용 경험 부족과 같은 어려움을 동일하게 겪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초기에는 외부 전문 BIM 업체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자체 역량을 확보해 가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 번째로 설계 품질과 수행 리스크 측면입니다.
도로공사에서 발주하는 중소규모 현장의 경우 아직 BIM 도입 수준에 대한 내부 논의가 충분히 성숙된 단계는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초기부터 모든 사업에 고수준 BIM을 요구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도입 수준을 높여가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즉, 초기에는 건설관리와 유지관리(O&M)에 반드시 필요한 정보 중심으로 BIM을 적용하고, 경험과 역량이 축적됨에 따라 점진적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입니다.
현재와 같은 역량 성숙도와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할 때 중견·중소 사업자에게 완성형 BIM을 일괄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수행 리스크를 키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장기적인 효과를 말씀드리면, 이러한 단계적 도입을 통해 발주자와 수행자 모두BIM의 실질적인 필요성과 활용 가치를 체감하게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설계 품질 향상, 시공 리스크 저감, 그리고 유지관리 단계로의 자연스러운 확장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좌장 최희정 = 두 번째 질문은 BIM 관련해 많은 연구와 정책을 연구 중이신 문현석 박사님께 질의 드리겠습니다.
문현석 박사님, 국내 BIM 도입이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표준화와 디지털 프레임워크 정착이 더딘 이유는 무엇이라 보십니까? 현 정책·기술적 장벽과 개선 방향을 중심으로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문현석 박사 = 그간 국내 BIM 도입은 성장을 위한 과도기적 단계를 거쳐왔으나, BIM이 데이터의 신뢰성 있는 통합 관리와 활용이라는 궁극적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데이터 및 코드 체계의 표준화가 선행돼야 합니다.
이미 2016년부터 BIM을 단순 형상이 아닌 데이터로 규정하고 데이터 주도(Data-driven) 전략을 채택한 해외와 달리, 국내는 단기간의 시장 보급과 성과품 제출 위주의 형상 중심 접근에 머물러 왔습니다.
이는 정부 정책과 발주처의 요구사항이 데이터의 본질보다는 외형적 성과에 치중했던 결과며, 데이터를 다룰 전문 인력의 부족도 이러한 시행착오의 원인이었습니다.
이제 BIM은 Single Source of Truth로서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생산하는 핵심 인터페이스로 재정립돼야 합니다.
최근 한국엔지니어링협회, 건설연, 중앙대를 중심으로 국제 표준(ISO TC59/SC13 등)을 국내 KS 표준으로 부합화하고 산업에 보급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정부도 BIM의 본질이 데이터에 있음을 인지하고 이에 기반한 정책적 방향성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좌장 최희정 = 이어서 심창수 교수님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심창수 교수님께서는 표준화 전략과 산업 전반의 데이터 신뢰성 확보 측면에서 어떤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추가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심창수 교수 = BIM 기술이 건설산업에 도입되는 시기에는 주로 기존 방식의 성과물을 3차원 데이터로 전환하는 것에 중점을 뒀고 이로 인해 중복되는 성과물로 생산성 증대와 같은 효과를 얻기가 어려웠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시범사업 등을 통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최근에는 납품시스템이나 BIM 데이터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디지털화하는 것은 데이터의 투명성과 함께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는 방안들이 함께 개발되기 때문에 이전보다는 건설산업 데이터의 신뢰성 확보는 수월할 것으로 보입니다.
BIM 기술의 장점중의 하나가 데이터의 재활용성이고 제조업에서는 Design Copy의 용이성이라고도 합니다.
국내에서는 건설산업 BIM 지침체계가 마련됐고 적용지침까지 확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으로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그리고 재활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 표준은 부재합니다.
오랜 기간 동안 발주기간이 개발 운영해온 정보관리체계와 달라지는 것이 어려운 이유입니다. BIM 기술은 실제 시설물이나 시뮬레이션과 연동되면서 디지털 트윈으로 진화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평가와 예측으로 넘어가는 인공지능 기술로 연결되는 핵심적인 출발점입니다.
건설의 비정형성을 고려해서 표준화가 가능하고 제품화된 것부터 BIM 데이터의 표준을 수립하고 확대해나가는 전략이 요구됩니다.
특히 공용 중인 시설물이 절대적으로 많은 상황에서는 기존 시설물을 디지털화하기 전에 이 작업이 반드시 선행돼야 합니다. 국가 인프라 디지털 전환은 Top-Down 방식으로 정책결정이 이루어지고 유사 시설물의 데이터 표준이 동일하도록 설정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좌장 최희정 = 다시 발주처인 국가철도공단 조성희 부장님과 한국도로공사의 김경석 부장님께 질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발주자 입장에서 봤을 때 업계에서 가장 오해하는 BIM규정은 무엇이 있을까요? 이를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을지 의견 부탁드립니다.
◇조성희 부장 = 발주자 입장에서 보면 업계에서 가장 큰 오해는 ‘BIM 규정은 맞춰서 제출만 하면 되는 요구사항’이라는 인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는 종종 ‘이 정도면 규정은 충족했다’는 식으로 접근하시는데, 발주자가 BIM을 요구하는 이유는 규정을 충족했는지를 보려는 게 아니라 그 BIM을 이후 단계에서 실제로 쓰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BIM 규정을 LOD나 모델 정교도 기준으로만 이해하면 결국 발주자는 받아놓고도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저희가 보는 BIM 규정은 업무를 제한하기 위한 조건이 아니라 발주자-설계자-시공자가 같은 데이터를 이어 쓰기 위한 최소한의 공통 약속입니다.
이 오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규정을 더 늘리기보다는 발주 단계에서 ‘이 BIM을 어디에 쓰겠다’는 활용 목적을 분명히 하고 그에 맞는 성과물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경석 부장 = 발주자 입장에서 볼 때 업계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BIM 규정은 ‘BIM은 별도의 전담 조직이나 전문 인력이 알아서 해주는 추가 업무’라는 인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발간하는 BIM 규정은 학계와 업계의 BIM 전문가들이 참여해 상당히 잘 정리돼 있습니다. BIM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분들 사이에서는 규정 자체에 대한 오해는 크지 않습니다.
다만 BIM을 주업무로 하지 않는 기존 전문 분야 예를 들어 도로・구조・터널・토질・측량・적산과 같은 분야에서는 BIM 규정이 자기 일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잘 와닿지 않는 상황이 있습니다.
실제 프로젝트를 보면, BIM이 의무화되면서 BIM 분야가 하나의 ‘전문 분야’처럼 참여하게 됐는데 업무 방식은 여전히 기존과 동일합니다.
각 전문 분야는 자기 분야의 기준과 경험에 따라 설계하고, 필요할 때 회의를 통해 조정합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BIM 전담 분야의 역할과 효용이 명확히 공유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설계 단계에서 BIM 분야가 수행하는 업무를 보면 2D 도면을 기반으로 한 3D 모델링, 전체 모델 통합, 분야 간 충돌 검토, 속성 정보 입력, 물량·공정 연계 등 대부분이 각 전문 분야와의 협업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입니다.
즉 BIM은 누군가 대신 해주는 작업이 아니라, 각 전문 분야가 BIM을 활용해야만 의미가 생기고 BIM은 이를 통합·연결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 인식이 공유되지 않다 보니 BIM 규정이 현장에서 ‘번거로운 추가 요구사항’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서 데이터 표준이나 디지털 프레임워크 정착이 더디다는 말씀도 있었는데, 이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표준 자체는 BIM이나 IT 전문가가 만들 수 있지만, 실제 데이터의 내용과 수준은 각 전문 분야의 깊은 이해 없이는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BIM은 여러 분야가 동일한 목표와 인식을 가지고 협업하지 않으면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인데, 현장에서는 아직 ‘내 업무에 BIM이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에 대한 체감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규정이나 제도를 더 만드는 것으로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앞으로 자동화・AI・로봇 시공이 확대되면, 각 전문 분야에서도 결국 기계와 AI가 활용할 데이터를 직접 만들고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BIM의 필요성은 자연스럽게 인식될 것이라고 봅니다. 시간이 필요하지만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좌장 최희정 = 공공정책, 제도 세션 마지막 질문은 모든 패널 분들께 묻습니다. 공공정책 및 제도 측면에서 현재 추진 중인 BIM 관련 정책 중, 향후 보완·강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핵심 영역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조성희 부장 = 공공정책과 제도 측면에서 앞으로 가장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는 부분은 ‘BIM 성과물을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대한 평가 체계’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BIM을 했는지, 안했는지, 모델이 제출됐는지에 초점이 있었다면, 앞으로는 그 BIM이 실제로 어디에 쓰였는지를 묻는 단계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설계 변경을 얼마나 줄였는지, 공정이나 기성 관리에 어떤 도움이 있었는지, 또 발주자의 의사결정에 실제로 활용됐는지 같은 부분입니다.
이게 빠지면 BIM은 계속 ‘의무’로만 남게 됩니다.
그래서 정책적으로는 BIM 수행 여부를 확인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활용 결과를 축적하고 공유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발주자도, 설계사도, 시공사도 ‘왜 BIM을 해야 하는지’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결국 향후 BIM 정책에서 중요한 건 규정을 더 늘리는 게 아니라 BIM이 가치로 이어지는 지점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경석 부장 = 공공정책과 제도 측면에서 보면,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미 상당히 많은 규정과 제도, 지원이 마련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시점에서 규정을 더 만들고 제도를 더 강화한다고 해서 BIM 확산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다소 의문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책이라기보다는 보다 현실적인 두 가지 관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BIM에 대한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입니다.
BIM 데이터와 실제 적용 사례를 더 많이, 더 쉽게 공개해야 합니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뷰어나 간단한 저작 도구를 통해 BIM 데이터를 열어보고, 웹 기반으로 모델을 확인하고, 영상이나 PPT・PDF 형태의 결과물을 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BIM 데이터에 대해 과도하게 저작권을 주장하는 분위기는 오히려 BIM 확산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모든 전문 분야의 BIM 역량을 실질적으로 키우는 것입니다.
BIM을 배우고, 활용하고, 사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눈에 보이는 지원과 혜택이 돌아가야 합니다. 예를 들면 교육비 지원, 소프트웨어 활용 지원, 자격 취득 지원, 그리고BIM 관련 경력과 실적이 공식적으로 관리·인정되는 체계입니다.
이미 정부나 학회 차원에서 자격제도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BIM이 하나의 독립된 전문 분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도로・구조・토질・시공・유지관리 등 기존 전문 인력들이 BIM을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지원 장치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더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자격과 경력 제도를 설계할 때는 국제적인 기준과 요구 수준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야 국내 프로젝트뿐 아니라 해외 프로젝트에서도 활용 가능하고, 상호 인정이 가능한 BIM 인력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규정을 더 만드는 시점이 아니라 BIM을 ‘쉽게 접하고, 쓰면 이득이 되는 환경’을 만드는 시점입니다. BIM 정책의 성패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문현석 박사 = 최근 건설 산업의 디지털 담론이 AI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BIM의 관심이 다소 멀어지고 있으나, 구조물이라는 물리적 실체와 공간을 다루는 산업 특성상 건설 AI는 반드시 BIM의 정확한 공간 및 속성 정보를 토대로 구현돼야 합니다.
따라서 기존 정책의 Lesson Learned를 철저히 분석해 AI와 BIM을 상호보완적 관계로 재정립하는 BIM 정책 2.0 전략으로의 전환이 시급합니다.
특히 올해부터 500억원 이상 신규 사업으로 의무화가 확대되는 시점에서 기술적 격차가 우려되는 지자체, 타 공공기관 및 중소·중견 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책을 강화해 정책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그간 설계 단계의 성과품 제출에 국한됐던 정책의 무게중심을 시공 및 유지관리 단계로 과감히 이동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BIM 시공상세도 시행 지침을 국가 차원에서 마련하고, 발주처는 명확한 데이터 요구사항 제시와 자동화된 검증 체계 도입을 가속화해 건설 전 생애주기에 걸친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금대연 엑스퍼트 = 현재 대한민국 건설산업은 2030년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전면 도입을 목표로 하는 로드맵의 중반기(2026년)에 접어들어, 시범 사업 단계를 넘어 의무화 확대 및 실질적 성과 확산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분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있으실텐데 저는 네 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결과물 중심에서 ‘프로세스 가치’ 중심의 평가로 전환입니다.
BIM 결과물(Model) 납품 여부만 따지는 정적 평가에서 탈피해 발주-설계-시공-감리 전 단계에서 BIM이 의사결정과 공정 관리에 실질적으로 활용되는 ‘과정(Process)’을 정량화하고 보상하는 체계 구축이 필요합니다.
업무 이원화(Double-work) 해소부문입니다.
현재의 설계 지침은 ‘납품’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현장에서는 기존 방식대로 일을 하고 BIM은 별도 용역을 통해 ‘제출용’으로만 만드는 비효율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정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정회의에 활용한다고는 합니다만 공정회의를 목적으로 시뮬레이션 결과물을 BIM전담팀이나 외주업체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BIM기반으로 실제 공정관리업무가 이루어지고 그 내용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 돼야 할 것입니다.
과정에 대한 가치 인정이 없으면 이러한 이중 작업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시공 단계는 결과물보다 그 과정에서의 간섭 검토, 시공성 확인 등 ‘업무 수행’ 자체가 중요합니다.
최종 모델만 요구하는 관행을 깨고, 단계별 활용 실적을 공사비 및 기술료에 반영해야 실제 업무 방식이 디지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기연 문현석 박사님도 여기 함께 계십니다만, 문 박사님이 주축으로 해서 저도 집필에 참여했던 ‘국토부 BIM시행지침서-시공사편’에 이러한 의도를 담아 작성돼 있습니다.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업무마다 어떠한 프로세스로 BIM이 활용돼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의도가 각 발주처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잘 적용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둘째, 가치 중심 BIM 성과 정량화 보상 체계 확립입니다.
BIM을 활용한 전문 기술 서비스의 가치를 인정하는 ‘기술료(Technical Fee) 기반의 가치 보상 체계’ 구축 및 성과 정량화 기준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BIM은 단순한 3D 모델 결과물 제출이 아니라 정보를 통합하고 조율해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지능형 업무 프로세스입니다. 현재처럼 투입 인력과 시간만을 기준으로 대가를 산정하는 것은 BIM을 단순 기능 업무로 치부하는 것입니다.
BIM을 통해 설계 최적화, 간섭 배제, 공기 단축 등의 전문 지식을 발휘하는 것에 대해 기술료 차원의 가치 책정이 필요합니다. 전문 업무에 대한 정당한 가치 반영은 기업이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게 만드는 핵심 동력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가치 기반 보상 → 기술 및 인프라 재투자 → 업무 프로세스 혁신 →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돼야 합니다. 이것이 정책적으로 뒷받침될 때 비로소 형식적인 도입을 넘어 건설 산업의 근본적인 디지털 활성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AI·디지털 트윈 연계를 통한 지능형 건설 기술 융합에 대한 기준 수립입니다.
현재 전 세계가 초집중하고 있는 것이 바로 AI일 것입니다.
건설산업도 당연히 Aㅍ를 도입할 수밖에 없고,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Agent AI를 넘어 Physical AI로까지 가기 위해서는 건설정보디지털화를 위한 BIM 데이터를 필수적으로 필요로 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부분을 사전에 어떻게 연계하고 준비할 것인지 정책으로 준비하고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기술 실증 및 지원정책이 확대돼야 할 것이라 봅니다.
넷째, 스마트건설 전문인력 양성 로드맵입니다.
BIM 전문인력양성 로드맵이 지난해 말 건설인정책연구원에서 작성하고 국토부에 보고되고 최종 수정내용 반영 후 조만간 공지가 될 예정입니다.
제가 자문하면서 이미 반영이 됐습니다만, 우선 BIM 전문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는 것과 그 업무형태에 따라 다양한 경로를 마련해 다양한 업무별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는 것과 단순히 자격증을 국가자격제도로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자격을 가진 사람들의 경력관리가 필수적으로 함께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자격을 갖춘 인력이 경력을 인정받아 그 보상에 직접적인 혜택을 체감할 때 더욱더 많은 건설인들이 BIM 기술을 배우고 경력을 인정받기 위해 더욱더 활발하게 활용하고 이는 결국 건설산업 전반에 활성화를 이루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조재영 팀장 = 질문주신 공공정책·제도 측면에서, 앞으로 보완·강화가 필요한 BIM 정책의 핵심 영역과 ‘왜 현장과 운영에서 체감이 약한가’라는 관점으로 네 가지로 정리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지금 대한민국 공공 건설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 사업에 BIM 적용이 이미 의무화돼 있고, 앞으로 범위도 더 넓어질 겁니다.
그래서 이제는 ‘BIM을 할지 말지’가 아니라 ‘BIM을 왜 하고, 어디에 쓰고, 어떻게 성과를 내게 할 것인가’가 정책의 핵심이 돼야 합니다.
그래서 ‘BIM을 하면 뭐가 달라졌나요?’라는 질문에 명확히 답하지 못하면 BIM은 결국 형식적인 3D 모델 제출로 끝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럼 보완이 필요한 첫 번째 핵심은 목적 기반 요구체계의 제도화입니다.
지금은 가이드라인은 있는데, 발주처 입장에서 왜 BIM을 받는지가 흐릿한 경우가 많습니다.
공공 발주처의 진짜 목적은 3D 모델 자체가 아니라 결국 시설을 오래 잘 운영하는 것, 즉 O&M입니다.
그런데 운영 관점에서 ‘무슨 정보를 받아야 하는지’가 정리돼 있지 않으면, 현장은 방향 없이 만들게 됩니다.
해외에서는 출발점으로 PIR, AIR 같은 정보 요구사항을 먼저 정리합니다. 용어가 조금 낯설 수 있는데, 핵심은 간단합니다. PIR은 Project Information Requirements로서 ‘이 프로젝트에서 발주처가 무엇을 판단하고 관리하고 싶은가’ 같은 프로젝트 관점의 정보 요구이고요. AIR은 Asset Information Requirements로서 ‘준공 이후 운영·유지관리를 위해 어떤 자산 정보를 가져야 하는가’ 같은 자산 관점의 정보 요구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게 EIR, 즉 Exch-ange Information Requirements인데, 이건 PIR/AIR에서 정리된 요구를 바탕으로 이번 프로젝트에서 언제, 무엇을, 어떤 형식과 기준으로 교환·제출·인수할지를 계약 문서 형태로 구체화한 요구사항입니다.
즉 PIR/AIR가 ‘무엇이 필요한가’를 정의하면, EIR은 그걸 ‘프로젝트에서 어떻게 요구하고 검증·인수할지’로 구체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구조가 정리되면 BIM 요구가 명확해집니다.
반대로 이게 흐리면 설계자는 감으로 만들고, 시공자는 필요성에 확신이 없고, 발주처는 받긴 받았는데 쓸 데가 없는 BIM을 인수하게 됩니다. LOD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나 정밀하냐가 아니라 운영에 필요한 수준이 무엇인지부터 정의돼야 합니다.
두 번째는 운영 플랫폼・시스템 연계 강화입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운영에 쓰겠다’라고 하면서, 정작 운영에서 쓸 시스템과 데이터 흐름이 없는 상태에서 앞단에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운영부서가 실제로 쓰는 자산관리 시스템이나 유지관리 프로세스, 화면과 업무 흐름이 연결되지 않으면 BIM은 준공과 동시에 종료됩니다. 정책이 모델 제출에서 끝나면 체감이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운영에서 실제로 쓰이는 데이터 파이프라인 즉, 어떤 시스템에, 어떤 형식으로, 어떤 항목이 넘어가고, 누가 유지관리 하는지를 정책 범위에 포함시키는 방향이 필요합니다.
한 문장으로 말하면 플랫폼을 먼저 그리고 그 플랫폼에 필요한 정보만 BIM에 담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세 번째는 검증·인수 기준의 실효성 강화입니다.
현재는 프로젝트에 따라 BIM이 ‘파일만 있으면 통과’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현장은 결국 최소 기준만 맞추게 되고 결과물은 활용되지 않습니다. 해외에서는 BIM도 도면처럼 품질 기준으로 평가합니다.
충돌검토가 제대로 됐는지, 속성과 분류체계가 목적에 맞는지, 핵심 객체 정보의 신뢰도가 확보됐는지, 운영에 필요한 정보가 누락되지 않았는지 같은 ‘쓸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즉 정책이 제출물 중심에서 활용 가능성 중심의 인수로 이동해야 합니다. 그래야 발주처도 ‘받아서 쓰는 BIM’을 갖게 됩니다.
네 번째는 단계 간 정보 연속성과 표준·책임체계 강화입니다.
지금 BIM이 비용으로 느껴지는 큰 이유는 설계-시공-운영 단계에서 정보가 끊겨서 매번 다시 만드는 구조가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한 번 만든 정보가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비용은 줄고 효과는 누적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환 포맷, 분류체계, 속성 규칙 같은 기술 표준뿐 아니라 더 중요하게는 책임과 승인 체계, 즉 누가 어떤 수준으로 만들고, 누가 검증하고, 누가 유지관리 하는지가 제도로 정리돼야 합니다. 그래야 프로젝트가 끝나면 데이터가 묻히는 문제가 줄어듭니다.
정리하겠습니다. 공공 BIM 정책에서 보완·강화가 필요한 핵심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목적 기반 요구체계(PIR/ AIR/EIR) 정립입니다. 둘째, 운영 플랫폼/시스템 연계입니다. 셋째, 활용 가능성을 담보하는 검증·인수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설계-시공-운영 정보 연속성과 표준·책임체계입니다.
결국 포인트는 하나입니다.
사람이나 기술이 부족해서 체감이 약한 게 아니라 ‘왜 쓰는지, 어디에 쓰는지, 누가 쓰는지’가 정리되기 전에 일단 만들기부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것들이 제대로 잡히면 BIM은 비용이 아니라 공공시설 운영의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권영석 소장 = 국가적인 지침의 통합과 고도화된 운영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국토부 기본지침-시행지침과 지자체 및 공공기관별 적용지침간 상충된 내용의 통일과 CALS/ EC 전자도면작성 표준과의 연결을 통해 상위 기준이 하위 사업까지 일관성있게 잘 반영되거나 웹 기반 구축으로 사용성이 확보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김용희 대표 = 공공 BIM 정책은 선제적 적용 확대도 중요하지만 데이터 품질과 활용 단계에 대한 정교화가 필요합니다.
현재는 BIM이 의무 제출물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설계-시공-유지관리 간 데이터 연속성과 발주자의 활용 가이드 강화가 요구됩니다.
BIM을 공공 자산의 디지털 인프라로 인식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합니다.
◇김은영 팀장 = 가장 보완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BIM을 ‘성과 기반 업무’로 명확히 인정하는 발주·계약·검수 체계라고 생각합니다.
BIM 의무화 범위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2D 중심 계약 구조 안에서 BIM이 추가 업무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LOD(정보수준), 납품물, 책임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발주자·설계·시공 간 기대 수준의 차이가 발생하고, 이는 분쟁이나 형식적인 BIM 수행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BIM이 단순한 제출물이 아니라 실제 의사결정과 품질 개선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계약·대가·검수 기준이 함께 정비되는 구체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심창수 교수 = BIM 도입 의무화정책이 확대되고 있는 것에 비해 실제 사업관리 주체의 역량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복 성과물을 제거하고 투명한 데이터를 근거로 해서 건설산업에 만연한 비효율성의 근간이 되는 문서체계를 혁신해야 합니다.
이는 과거 불신에 근거한 것이고 사업이 복잡성이 지금과 다를 때 만들어진 체계입니다.
엔지니어들이 보람과 자긍심을 느끼기 힘든 과도한 성과물을 간소화하고 국가가 만든 무거운 책임에 대한 균형감있는 기술적 판단에 대한 권한과 지위를 회복할 수 있는 사업관리와 계약 체계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정리 = 한국건설신문 김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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