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M 산업의 현주소: 우리는 어디쯤 와 있는가?”
◼ 토론 3섹션 주제 : BIM 생태계 위기 진단
BIM 기술역량 평가・용역비 정당한 대가 필요
‘저가 용역비’ 고품질 기술엔지니어 확보 어려워
국내 BIM시장 ‘특정 글로벌 솔루션’ 과도한 독과점 구조 심각
SW 라이선스 ‘영구소유→구독’ 전환, 비용 상승↑
국가인프라 차원 국산 SW 육성・지원 시급

◇좌장 최희정 = 발언해 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여기 계신 분들이 노력해주신 덕분에 어려운 가운데 BIM이 발전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2030년 BIM이 모든 공공공사에 의무화되는 걸 고려하면, 아직 우리가 당면한 여러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세션 ‘BIM생태계 위기진단’에서는 조금 더 현실적인 논의를 진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BIM 수행을 위한 전문 인력 확보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외주 활용이 늘어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더부엔지니어링과 GS건설 두 회사 입장에서 현재 인력 수급의 한계와 이로 인한 품질·비용·리스크 영향을 평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용희 대표 = 현재 BIM 인력 수급의 가장 큰 한계는 인재 부족입니다.
그러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저가 용역비 구조로는 고품질의 기술 엔지니어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용역비가 낮아질수록 기업은 인력에 투자할 여력이 줄어들고, 이는 곧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이러한 구조는 오히려 더 심화돼 단가 경쟁 중심의 수주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모델이 됩니다.
해외 저가 인력에 대한 의존이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낮출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 축적과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해외 인력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인력으로 고도화된 엔지니어 BIM을 수행하려면, 그에 걸맞은 용역비와 기술 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 구조가 선행돼야 합니다.
그래서 가격 경쟁 중심의 발주 방식보다는 기술 역량과 수행 품질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기술 심사 중심 구조로의 전환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재영 팀장 = 지금 BIM 인력 수급은 ‘사람이 부족해서’라기보다 BIM 성숙도의 격차가 인력 문제로 표면화되는 국면이라고 봅니다.
성숙도가 낮으면 프로젝트마다 급하게 외주를 붙이고, 그 결과 내부에 경험이 축적되지 않아 외주 의존이 더 커지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인력 이슈가 인력 영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제가 보는 BIM 성숙도는 크게 전략-인력-활용-프로세스-정보체계-인프라가 같이 굴러가야 합니다.
즉 사람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프로세스와 정보체계가 받쳐주면, 외주를 쓰더라도 품질·비용·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습니다.
건설사 입장에서 인력 수급의 한계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실무형 VDC/BIM 인력은 툴 숙련이 아니라 ‘현장 의사결정(공정·원가·품질·안전)’까지 연결해야 해서 희소합니다.
둘째, 프로젝트가 몰릴 때 단가가 급등하고, 외주 인력이 바뀌면 모델 품질의 일관성이 흔들립니다.
셋째, 외주 중심 운영에서 프로세스와 정보 기준이 약하면 납품물은 남아도 재사용 가능한 자산은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품질·비용·리스크가 바로 발생합니다.
품질은 표준·LOD/LOI·분개 기준이 흔들려 재작업이 늘고, 비용은 외주 단가 + 내부 검토·수정 비용이 중복되며, 리스크는 일정 지연・책임소재 불명확・클레임・데이터/IP 리스크로 확대됩니다.
여기서 ISO 19650을 ‘만능 해결책’으로 보진 않습니다.
다만 성숙도 중 ‘프로세스’와 ‘정보체계’를 정렬하는 데 유용한 레퍼런스입니다. 예를 들어 CDE 기반 승인·검증 흐름, 정보 요구사항 정리, MIDP/TIDP 같은 전달계획, 그리고 모델·도면 분류체계와 표준, 속성·정보 수준 정의를 갖추면 사람이 바뀌거나 외주가 들어와도 결과물이 흔들리지 않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해외 메이저들이 하는 방식도 결국 이겁니다.
‘외주를 줄이자’가 아니라 코어 조직이 표준·교육·QA/QC·정보관리 체계를 잡고, 프로젝트에서는 내재화된 역할로 운영하면서 외주는 모듈화된 범위로 쓰는 하이브리드 전략입니다.
결론적으로 인력난을 채용만으로 풀기보다 프로세스와 정보체계를 먼저 단단히 해서, 외주를 쓰더라도 품질을 ‘개인 역량’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통제하는 방향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좌장 최희정 = 이번에는 또 다른 생태계의 주축인 BIM 솔루션에 대해서 논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의무화가 확대되는 가운데 특정 BIM 솔루션의 시장 점유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중앙대 심창수 교수님, 문현석 박사님 그리고 더부엔지니어링 김용희 대표님께서 솔루션의 독과점 구조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Open BIM 전략의 현실적 가능성 또는 한계에 대해 논평해 주시기 바랍니다.
◇심창수 교수 = 국가 인프라의 사용수명이 100년 이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 시기에 디지털 전환은 개별 기업이나 기술자의 SW 의존성 문제보다 더 심각하게 국가 인프라 관리의 SW 의존성에 대한 문제를 봐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처음 BIM을 도입할 때와 지금은 상황의 변화가 많습니다.
인프라가 노후화되고 이를 관리하는 데 소요되는 역량과 예산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전부 글로벌 SW에 의존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엔지니어링의 효율성 측면에서는 국내 SW 기업이 경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이미 이러한 움직임은 나타나고 있고 디지털 기술이 가진 특징입니다. 솔루션들이 연계되고 자동화되어 이를 대체하기 힘든 구조로 가고 구독경제로 편입돼서 기업이나 기술자의 비용이 증가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가 인프라 유지관리 시장을 매개로 해서 국산 SW 시장을 육성하고 지켜야 합니다.
인프라의 디지털 데이터 자산은 향후 설계와 시공 기술 경쟁력을 좌우하게 되는 인공지능 기술의 원천이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현 정부에서 인공지능에 관한 막대한 투자와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것에 비해 인프라 분야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로드맵은 부처나 관리기관별로 분산돼 있어 제대로 효과를 보기가 어렵습니다.
국내 기업의 기술개발을 위해 시장을 예측 가능하게 제공하고 데이터 표준을 국가가 제공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문현석 박사 = 국내 BIM 시장이 특정 글로벌 솔루션에 과도하게 편중된 독과점 구조는, 전면 의무화가 시행되는 시점에서 엔지니어링 및 건설업계에 심각한 비용 부담과 기술 종속을 야기하는 양날의 검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해외 BIM SW 라이선스 정책이 영구 소유에서 구독형으로 전환되고 환율 상승으로 비용이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중소·중견 기업의 시장 진입 장벽이 갈수록 높아지고 이는 결국 지속가능한 BIM 생태계 조성을 저해할 것으로 봅니다.
더욱 우려되는 사항은 국가 인프라 데이터의 해외 BIM SW 및 플랫폼 종속이 가속화될 것으로 봅니다.
특정 포맷과 설계 환경에 데이터가 갇히게 되면, 소프트웨어 구독을 중단하는 순간 과거의 설계 자산에 접근하거나 재활용할 수 없는 수준으로 이어질 위험이 큽니다.
이에 대한 대안인 Open BIM(IFC 등) 전략은 상호운용성을 보장하는 유일한 해법이나, 현실적인 기술적 한계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현재의 IFC 표준은 아직은 참조용 모델로는 좋은 대안이지만 실무적인 저작 단계까지 대체하기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정책은 단순히 IFC 제출 의무화라는 선언적 차원을 넘어 데이터 중심의 검증 체계로 고도화돼야 합니다.
발주처는 특정 벤더의 특정 포맷이 아닌 IDS와 bSDD 등 같은 국제 표준 기반의 정보 요구사항을 명확히 하고, 이를 만족한다면 어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더라도 납품이 가능한 개방형 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동시에 정부는 국산 및 대안 소프트웨어가 이러한 국제 표준 검증을 통과하고, 글로벌 벤더와 API 레벨에서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도록 R&D 및 실증 지원을 대폭 강화해 시장 내의 기술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독과점 구조를 해소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전문적인 해법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김용희 대표 = BIM 솔루션의 높은 시장 점유율은 단기적으로는 표준화와 교육 효율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문제는 솔루션의 점유율 자체보다 업무와 사고 방식까지 특정 툴에 종속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툴이 표준이 되는 순간, 데이터 구조와 프로세스가 기술이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설계되는 위험이 발생합니다.
저희는 Open BIM을 하나의 툴 전략이 아니라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운영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Open BIM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핵심은 어떤 솔루션을 쓰더라도 데이터가 동일한 의미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내부 기준을 갖추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독과점이냐, Open BIM이냐의 선택이 아니라 툴은 바뀌어도 축적된 BIM 데이터와 엔지니어링 판단은 남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BIM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한다고 봅니다.

◇좌장 최희정 = 인력 부족과 특정 솔루션의 독점체제에서 중소 설계사 또는 중소 건설사가 2030년 BIM 의무화를 잘 대비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상황입니다.
중소・중견기업에서 정책변화 속에서 가장 먼저 대비해야할 요소는 무엇일지에 대해서 한국콘크리트산업 김은영 팀장님께 제안 부탁드립니다.
◇김은영 팀장 = 중소·중견기업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고가의 솔루션 도입이나 대규모 조직 구축이 아니라, ‘우리 회사가 BIM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활용 목표 설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다 하려 하기보다는 설계 검토, 물량 산출, 제작 검증 등 자사 업무와 직접 연결되는 핵심 활용 영역부터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특정 솔루션에 대한 의존보다는 기본적인 데이터 구조에 대한 이해와 내부 실무자의 BIM 해석 역량 확보가 선행돼야 합니다.
이러한 기반이 있어야 정책 변화 속에서도 외주나 솔루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좌장 최희정 = 최근 어느곳에서나 AI에 대한 논의가 뜨겁습니다.
지금까지 다뤄온 문제에 대해서 AI가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김경석 부장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김경석 부장 = 요즘 AI 기술의 발전 속도와 활용 범위를 보면, 이 자리에 계신 분들 대부분이 ‘이제는 사람이 AI와 경쟁하기 쉽지 않겠다’라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BIM 분야에서도 이미 모델 생성, 도면 작성, 자동 수량 산출과 같은 영역에서 AI 적용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주신 것처럼 AI가 지금까지 논의된 BIM 생태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제 대답은 Yes이면서 동시에 No입니다.
먼저 Yes의 측면입니다.
AI는 앞으로 BIM 모델 작성, 도면 생성, 수량 산출과 같은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설계 업무를 상당 부분 대체하거나 보조하게 될 것입니다.
그 결과 지금처럼 많은 기능 인력을 확보하지 않더라도 BIM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이 점에서는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No의 측면도 분명합니다.
이것은 개인이나 기업의 관점에서 보면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AI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AI와 함께 일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재구성하며, AI가 만든 결과물을 검증하고 고도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개인과 기업은 훨씬 더 넓은 범위의 일을 소수 인력으로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AI를 활용하지 못하거나 기존 방식에 머무르는 개인과 기업에게 AI는 해결책이 아니라 위협이자 재앙에 가까운 존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AI가 BIM 생태계의 위기를 자동으로 해결해 주는 기술이라기보다는, 생태계를 재편하고 양극화를 가속화하는 촉매에 가깝다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AI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 그리고 사람과 조직의 역할을 어떻게 재정의 하느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좌장 최희정 = 이번 세션 마지막 질문을 모든 분에게 드리겠습니다. 오늘 논의한 이슈 외에 추가하고 싶은 의견을 자유롭게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경석 부장 = 이번 세션의 주제가 ‘BIM 생태계 위기 진단과 대응’인 만큼 먼저 제가 생각하는 BIM 생태계의 정의부터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BIM 생태계를 “건설 전 주기, 즉 기획-설계-시공-유지관리 전 과정에서 정보가 생성·활용·공유되도록 인력·기술·데이터·제도·시장이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를 구성 요소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인력은 각 단계에서 BIM을 활용할 수 있는 전문 인력입니다.
둘째, 기술은 BIM 저작 도구, 분석·시뮬레이션 도구, 그리고 AI 기술입니다.
셋째, 데이터는 IFC와 같은 개방형 포맷, 공공 데이터 표준, 모델링 표준입니다.
넷째, 제도는 BIM 발주 방식, 기준, 계약, 대가, 교육, 자격, 실적 관리 체계입니다.
다섯째, 시장은 설계·시공·유지관리, 대·중·소 기업, BIM 전문기업과 스타트업을 포함한 산업 구조와 자금 흐름입니다.
이제 이 구성 요소별로 위기 진단과 대응 방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시장 측면입니다.
정부 주도로 BIM 시장 규모는 분명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설계 중심이지만, 시공 단계로 확대되고 있고, 유지관리 단계도 점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두 번째, 제도 측면입니다.
이 부분은 오히려 규정과 정책이 과할 정도로 많이 만들어진 영역입니다. 건설관리 전반(공정・품질・비용・안전・환경) 중에서 BIM은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정책적 지원을 받고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데이터 측면은 여전히 미흡합니다.
데이터 표준 논의가 기술 중심으로 흐르기보다는 ‘유지관리 단계에서 활용 가능한 데이터 자산을 어떻게 축적할 것인가’라는 명확한 목표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네 번째, 기술 측면입니다.
현재 BIM 저작 도구는 글로벌 기업에 상당히 종속된 상태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국산 소프트웨어, 플랫폼, 솔루션을 통해 독자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인력 측면입니다.
현재 BIM 인력은 여전히 ‘모델러’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고, 사업 내에서 BIM의 역할과 책임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앞으로는 BIM 인력을 단순 모델 작성자가 아니라 사업관리자 또는 정보관리자로서의 역할로 재정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설계-시공-유지관리 전 단계에서 BIM 직무 체계 정립, 전문성 개발, 자격과 경력에 대한 공식적인 인정 체계가 필수적입니다.
정리하자면, BIM 생태계의 위기는 단일 요소의 문제가 아니라 인력·기술·데이터·제도·시장이 균형을 잃은 상태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대응 역시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생태계 전체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재영 팀장 = 한 가지를 더 추가하자면 해외 메이저 현장에서 BIM의 성패는 ‘툴’ 자체보다 프로젝트 데이터를 어떤 기준으로 운영하느냐에서 갈립니다. 그 중심에 있는 게 바로 CDE, 즉 공통데이터환경-프로젝트 데이터 운영의 기준 플랫폼입니다.
국내에서는 글로벌 CDE를 쓰려 할 때 ‘서버 위치’나 보안·규정 이슈가 제기되면서 국내 솔루션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논의가 생기곤 합니다. 취지 자체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다만 현장 관점에서는 프로젝트가 요구하는 협업·승인·이력·권한 관리 수준과 각 플랫폼의 성숙도·적합도 사이에 간극이 생길 때가 있어 의도와 달리 실행 품질이 흔들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하나 현실적인 문제는 이런 조건들이 겹치면서 플랫폼이 2~3개로 분산 운영되는 상황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발주용, 시공사 내부용, 협력사용이 따로 움직이면 도면·이슈·검측·승인 이력이 쪼개지고 데이터가 중복 입력되며, 이슈가 ‘한 번에’ 닫히지 않습니다.
결국 비용은 늘고 책임은 흐려집니다.
그래서 제 제안은 단순합니다.
국산 장려도 중요하지만, 프로젝트 관점에서는 ISO 19650 요구를 충족하면서 기능적으로 검증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최소한 프로젝트 내에서는 하나의 기준 플랫폼과 하나의 운영 규칙으로 일할 수 있게 만드는 방향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CDE가 단순한 저장소가 아니라 4D·5D 같은 확장 활용이 ‘공식 프로세스’로 붙을 수 있느냐를 좌우하는 기반이라는 점입니다.
현장에서는 가끔 5D가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5D를 했다는 사실 자체가 목표가 되는, 즉 주객이 전도되는 함정도 생깁니다. 그래서 4D·5D에 대해서는 현실을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특히 인프라에서는 발주처마다 기성·정산 시스템이 사실상의 원장으로 자리잡아 있어 현 단계에서 5D가 그 원장을 곧바로 대체하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5D를 지급 시스템이 아니라 수량·변경·예측을 더 빠르고 신뢰성 있게 제공하는 계산·검증 레이어로 포지셔닝하는 접근이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그 수준만 돼도 의사결정 속도와 리스크 관리는 분명히 좋아집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플랫폼을 쓰든 디지털 신뢰(Assurance)-자동 검증 규칙, 납품 품질 게이트, 현장 데이터와의 정합성 점검-가 없으면 데이터는 쌓이기만 하고 활용은 멈춥니다.
결국 핵심은 ‘국산 vs 해외’가 아니라 하나의 기준 플랫폼으로 일하게 만드는 운영 설계와 검증 가능한 신뢰 체계라고 생각합니다.

◇권영석 소장 = 전문인력은 단순 교육과 실습보다 반복적인 프로젝트의 실무 수행 경험을 통해 확보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므로, 회사 차원의 지속적인 수행 정책 운영이 중요합니다.
BIM솔루션의 독과점은 시장논리에 의해 무엇을 사용하는지보다 어떻게 사용할지에 따라 결정돼야 하고, 기술경쟁력 차원에서 동일한 기능을 가지기 어려우므로 툴간의 기술 대체는 어려운 부분입니다.
오픈 BIM은 범용 데이터포맷 수준의 한계 등의 문제가 있는 것이 현실이므로 공공-발주사에서 공용포맷의 활용 경험과 수준이 더 확실하게 얻어진 이후에 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2030 BIM 의무화는 국가 또는 공공발주자가 각 사업마다 필요한 실질적인 BIM 요구를 통해 점진적으로 얻어진 BIM 적용 효과의 실체를 분석・개선해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BIM사업의 증가로 활성화된 토양에서 의무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AI 도입을 위해 BIM은 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요조건이며, BIM과 DX가 선행돼야 성공적인 AI기술로의 진입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단순히 이미지나 디자인 생성 차원에서의 AI는 피상적이고 기술체험 수준이라서 AI가 완전 자동화 수준의 디자인과 성능, 시공성 확보 측면에 접목되기 위해서는 BIM 실행 경험과 실적 데이터가 계속 축적돼야 합니다.
◇김용희 대표 = 오늘 논의된 BIM과 정책, 기술 이슈를 종합해 보면 결국 핵심은 사람과 구조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BIM 시장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는 저가 용역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고품질의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육성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BIM은 자동화된 툴이 아니라 결국 고도의 판단과 책임을 요구하는 엔지니어링 작업이기 때문에 인력의 질이 곧 품질로 직결됩니다. 그러나 용역비가 낮을수록 기업은 인재에 투자하기 어려워지고, 이는 외주나 저가 인력 의존으로 이어지며 장기적으로는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BIM·AI·디지털트윈으로의 확장을 이야기하기 전에, 그 기반이 되는 국내 엔지니어 인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장 구조와 평가 방식이 함께 고민돼야 한다고 봅니다.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남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BIM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김은영 팀장 = BIM을 이야기하면 자동화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BIM 기반 자동화는 장기간의 지속적인 개발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스마트건설 분야에서는 스마트 안전, 드론, MC/MG 등 다양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BIM은 개발된 기술이 상용화되고 실제 현장에 도움이 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BIM 개발 생태계에서는 많은 중소 개발사들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장기 개발을 이어갈 수 있는 BIM 전문 개발사와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현실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리 = 한국건설신문 김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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