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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JYP 통합 신사옥’ 설계 유현준 건축가를 만나다!

conslove 2024. 8. 5. 17:26

창의성 곡선미 구현, 복잡함과 단순함의 조화

건축 통해 사람들 행복하게 만들고파

유명 건축가인 유현준 건축가(유현준건축사사무소 대표)가 ‘JYP엔터테인먼트’가 추진하고 있는 강동구 고덕동에 ‘JYP 통합 신사옥’을 설계를 추진하고 있어 건축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YP 통합 신사옥’은 연면적 5만9,475㎡이며 지하 5층부터 지상 22층으로 내년 하반기에 착공해 2028년 또는 2029년 준공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유현준 건축가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편집자주>


"건축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일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할 것이고

건축가로서 작품으로 보여주고 싶습니다."

 

유현준건축사사무소 대표 유현준 건축가(사진 오른쪽)가 스마트건설교류회 집행부 정혜나 이사와 인터뷰하는 모습.

- 안녕하세요. 스마트건설교류회 집행부 정혜나 이사입니다.

7월 한국건설신문 창간 36주년으로 건축부문에서 많은 전문가분들이 ‘JYP 통합 신사옥 설계’에 당선된 ‘유현준건축사사무소’를 추천해 주셨습니다.

오늘은 유현준 건축사사무소를 방문해 스타 건축가 ‘유현준 건축가’님을 만나 뵙겠습니다.

JYP 통합 신사옥 설계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을 말씀해주신다면.

모든 공모전은 당선되면 다 기쁘죠.

특히 이번에 저희가 되게 좋게 생각하는 것은 저희 말고 다른 세 명의 건축가들이 초대를 받았는데 헤더윅과 유엔 스튜디오와 자하하디드 사무실이었거든요.

다들 국제적으로 지명도가 있는 건축가들이었기 때문에 그 분들하고 같이 경합을 해서 저희가 프로젝트를 땄다는 게 가장 기쁩니다.

- 유현준 건축가님이 제안한 ‘밥상’은 ‘시대의 상징적 건축’으로 새로운 오피스 공간의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디자인 당선안이라고 여겨집니다. 이러한 건축물을 설계하시게 된 과정과 설계 과정에서 특히 염두에 뒀던 점에 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사옥이라고 하는 것은 다른 빌딩들과는 다르게 회사의 직원들 전체 가 하나의 공동체 의식을 가지게 해야 되는 건물이잖아요.

그런데 일반적인 사옥을 보시면 30층짜리 빌딩에 이사를 가게 되면 회사 조직이 30등분이라는 거거든요.

층간으로 사람들이 계단실이나 엘리베이터를 통해서 이동하지 않기 때문에 회사 내 사람들 간 소통이 더 줄어드는 경향이 생겨요.

그래서 이 회사가 사옥으로 이어질 때에는 서로 쳐다볼 수 있는, 다른 층에 있는 사람하고도 시각적인 교류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가운데에 중정을 두고 도는 한옥과 같이 빙 둘러서 서로 쳐다볼 수 있게 해준다면 5층에서도 6층, 7층에 있는 맞은편 사람들을 볼 수가 있잖아요. 마당에서 모일 수도 있고 그런 의미에서 그걸 저는 ‘밥상머리 사옥’ 이라고 합니다.

빙 둘러서 서로 쳐다볼 수 있게 하는 점을 사옥 설계에서 제일 주안점으로 뒀던 부분입니다.

두 번째로 JYP 사옥은 프로그램이 정해진 상태에서 건물이 디자인이 돼야 합니다.

일반적인 오피스 빌딩들은 나중에 누가 들어와서 쓸지 모르기 때문에 그냥 플랫하게 큰 면적만 만들어 놓으면 됩니다.

하지만 연예기획사는 다릅니다.

녹음실과 춤 연습실도 있고 또 각종 사무실도 있습니다. 춤 연습실만 하더라도 10명이 연습을 해야 되는 경우도 있고 5명이 연습하는 경우도 있지요.

이분들의 춤 실력도 보통 하는 게 아니잖아요. 뛰고, 덤블링하고, 던지고 막 이러기 때문에 천정고도 높아야 하고 그래서 각각의 방들이 세세하게 사이즈별로 다릅니다.

작은 것부터 중간사이즈, 큰 것, 아주 큰 것까지 그러한 복잡한 프로그램들을 담아내야 되는데 그렇다고 건물이 너무 두꺼워지면 문제가 돼요.

건물이 뚱뚱해지게 되면, 가운데에 먹방(채광이나 통풍이 안 되는 방)이 많이 생기게 되거든요. 최소한의 적절한 통로 폭을 가지면서 도넛 형태를 만드는 데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JYP 통합 신사옥 설계’에 당선된 ‘유현준건축사사무소’의 투시도. 사진 제공 = 유현준건축사사무소

 

- 설계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입니까.

제일 어려웠던 부분은 많은 방들이 세부적으로 저희한테 주어졌었어요.

3m × 4m 정도의 작은 방부터 시작해서 큰 거는 천정부터 몇십 미터짜리인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100가지도 넘는 종류의 방들을 이 안에서 끼워나가야 합니다.

또 동선이 복잡합니다. 아티스트들이 나가는 동선 다르고 일반 사무직이 다니는 동선이 다르고 팬들이 오는 동선이 다르잖아요.

그 안에서 복잡한 관계와 방들 끼리의 관계를 컨트롤하는 게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JYP쪽에서 저희들에게 요청했던 요구사항들이 되게 재미있었어요.

창의성이 나타날 수 있고 곡선의 아름다움이 있었으면 좋겠고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해야 되고 상반된 두 가지를 다 심플하지만 창의적이어야 했지요.

이런 것들의 요구사항들이 복잡했지만 저희가 다 수용하면서 풀어나가는 과정들이 재미는 있었습니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어가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 ‘JYP 통합 신사옥’은 과감한 외부 공간구성과 곡면형 외피로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건물의 디자인이 의도대로 구현되는데 우려와 기대가 있는데요. 건물 구현을 위해 어떤 요소기술을 적용할 계획이신가요.

일단 저희는 원래 공모전 제출한 거하고 거의 유사하게 지금 디자인 디벨롭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원안을 건축주 쪽에서 좋아하고,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서 나중에 가서 공사비를 뽑아봐야겠지만 그것에 대해서 약간은 V.E를 통해서 디테일이 좀 바뀔 수는 있지만 크게는 바뀌는 것이 없이 유지를 하고, 디벨롭을 합니다.

소방법 같은 것들이 좀 까다로운 것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입면에서 약간의 디테일을 바꿔야 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계속해서 유지해 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JYP 통합 신사옥 설계’에 당선된 ‘유현준건축사사무소’ 이미지. 사진 제공 = 유현준건축사사무소

 

- ‘JYP 통합 신사옥’을 구현하는 데 다양한 하이테크 건축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AI 기술은 물론 BIM, 스마트 기술 적용으로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데요, ‘JYP 통합 신사옥’에 어떤 스마트 기술 적용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JYP측 요구사항은 친환경적인 건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었어요.

그래서 건축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채광과 통풍 같은 것들, 건강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러한 설비시스템과 계획이 나와야 된다고 계속 강조를 했지요.

다른 건물들과는 좀 다르게 창의적인 공간도 중요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공조할 때도 따로 산소를 공급해주는 덕트가 있다든지, 다른 건물보다도 자연 통풍이 더 잘 되게 한다든지, 곡면을 통해서 들어오는 햇빛을 이용해서 그 때 만들어지는 열을 내부에 있는 아트리움 정원에 공급을 해줘야 합니다.

특히 새로운 산소를 만들어내고 거기서 그 내부 정원에서 만들어내는 산소를 다시 다른 사무공간으로 보내주는 설비들이 좀 들어갑니다.

그런 쪽으로 저희는 친환경적인 환경을 만드는 데 주로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JYP 통합 신사옥 설계’에 당선된 ‘유현준건축사사무소’ 이미지. 사진 제공 = 유현준건축사사무소

 

- 유현준건축사사무소의 주요 실적을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 사무실이 하는 일은 스펙트럼이 다양합니다.

주택이라는 작은 규모부터 근린생활건축물, 큰 오피스 빌딩, 큰 단지 외에 마스터플랜 혹은 도시라는 것들에 대해 스펙트럼이 다양합니다.

30층 정도 규모의 오피스 빌딩, 쇼핑몰, 스마트시티라는 30만명에서 100만명 정도 되는 도시를 설계도 했었지요.

저희가 갖고 있는 건축철학을 적용시킬 수 있는 곳은 아주 작게는 길거리의 배치부터 시작해서 크게는 도시 설계까지도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사이트와 프로그램과 규모에 적용해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 그동안 많은 프로젝트를 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를 설명해주신다면.

 

사실은 모든 다른 건축가들이 그렇겠지만 지금 현재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미 완성된 것들은 출가시킨 자식 같아요.

내보내고 나면 그 다음에는 사용자가 결정하는 게 되기 때문에 끝난 프로젝트에 애정을 갖는다기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것이 항상 저희한테 제일 큰 관심사고 제일 저희를 행복하게 하는 프로젝트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에 많이 남는 것을 하나 굳이 고르라고 한다면 제가 건축주가 돼서 직접 지어봤던 제주도에 있는 ‘HOME’이라는 프로젝트입니다.

건축가로서 서비스를 해서 만드는 것과는 좀 다른 의미로 계속 내가 돈 들여 지어야 하는 거니까 의미가 좀 색달랐던 것 같기도 하고요

- 국내 건축설계 수준이 매우 높아진 것 같습니다. 해외 건축가들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인가요.

저는 우리나라 건축가들의 수준이 거의 월드클래스까지는 왔다고 생각을 합니다.

문제는 그 디자인된 게 얼마나 실현이 되느냐인데 이 문제는 좀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단적인 예로 건축주가 누구냐에 따라서 똑같은 건축가도 결과가 다르게 나오거든요.

대표적인 사례가 ‘리차드 마이어’라는 건축가가 현대가 건축주가 되어서 만들어진 ‘씨마크호텔’ 같은 경우는 완성도가 너무 높지만 똑같은 건축가가 바로 옆에 ‘솔올뮤지엄’이라고 미술관을 지었는데 그거는 관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퀄리티가 완전히 하늘과 땅인 채로 남았거든요.

제가 학교 다닐 때도 그렇고 뭐 해외에서 제가 공부를 하거나 해외 설계사무소에서 실무를 할 때도 보면 한국 건축가들이 수준이 되게 높아요.

학교에서는 거의 톱 클래스에서 항상 제일 인정받는 우수한 학생인데 졸업한 다음 실무에 들어가면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안 받쳐주는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기회 자체를 많이 안 주는 성향이 있어요.

지금도 보면 주요 프로젝트들은 해외 건축가들한테 기회가 먼저 가는 경우들이 많거든요.

국내 건축가들은 기회가 없는 경우도 많고 올해 프리츠커상을 받은 ‘야마모토 리켄’이라는 분도 프리츠커상을 받은 프로젝트가 우리나라의 경기도에 지어진 주택으로 집합 주택으로 상을 받은 게 크거든요.

그런데 그분이 그걸 말씀하셨어요.

“이상하게 대한민국은 외국 건축가한테는 매우 관대하고 자국 건축가한테는 너무 까다롭게 군다. 기회를 주지 않는다.” 이런 얘기를 인터뷰에서 했거든요. 그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좀 아쉽고요.

현재 기술로서는 또 건축주분들이 수준이 많이 높아졌고 앞으로도 거기에 맞는 프로젝트들도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다만 아쉬운 게 공사비가 최근에 많이 올랐습니다. 그래서 많은 부분에서 프로젝트가 시장성 있을까요? 그게 안 나오는 경우가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제일 안타까운 부분은 우리나라의 시공분야에 한국인들이 많이 없어진다는 거죠.

제대로 된 젊은 친구들이 시공분야에 많이 가지 않고 외국인 노동자 한테 많이 의존하다 보니까 퀄리티가 잘 안 나오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돈은 돈대로 들어가는데 실제로 그런 결과들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가 풀어야 될 난제들이 굉장히 많아 보입니다.

이외에도 실질적인 설계비가 지난 몇 십년 동안 거의 안 올랐다고 봐야해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은 좀 현실화될 필요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대표님의 향후 계획을 말씀해주신다면.

일단은 저희 사무실이 현재 설계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많기 때문에 건축가로서 과거에는 가지지 못했던 기회를 많이 가지게 됐고 지금은 맡은 프로젝트들을 최대한 월드 클래스의 작품으로 완성시키는 것이 제가 해야 될 일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퀄리티 있는 좋은 건축을 남기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고요.

그래서 지금부터 10년 동안에 제가 완성하는 건물들로서 해외에서 좀 많이 인정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역할은 아무래도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다 보니까 건축가가 사회에 어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고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이고 이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많이 알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건축이 얼마나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인가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하려고 하고 건축가로서 작품으로 뭔가를 보여줘야 할 때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거기에 많이 노력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국내에서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고 싶지만 제 소망은 한국 건축가가 해외 진출을 좀 했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보다 훨씬 작은 나라인 네덜란드 건축가는 한국에서 활동을 하는데 인구 1,000만명이 넘는 도시인 서울에서 활동하는 저희가 네덜란드에 가서 건물을 못 짓는다는 것은 되게 창피한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나라 정도 되면 전 세계 어디에 가서도 활동할 수 있는 건축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저는 봅니다.

그래서 그것을 하는데 앞으로의 10년은 제가 노력을 많이 하려고 합니다.

정리 = 한국건설신문 김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