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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인터뷰] 노영일 예건 대표이사

conslove 2025. 5. 19. 15:13

“예건, 자연과 조화 이루는 디자인을 찾는다”

35년 노하우, 업계 최다 인증 보유 기업
조경계 권익 및 인식 제고에도 힘쓰는 중

 

주식회사 예건은 지난 1990년 창립 이래 꾸준히 성장해 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조경시설물 전문브랜드다.
변화하는 도시 경관 속에서 편리하고 풍요로운 일상을 선물하는 아름답고 견고한 제품을 만들며, 오랜 경험과 전문기술, 엄선된 소재·확실한 시공·사후관리 모두 고객 만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예건의 자세다.
이를 위해 국내 업계 최대 규모인 약 2,200평의 연구개발 및 생산설비를 구축해 금속조형·조립·도장·주물 등 7개 팀으로 공정을 운용하는 한편, 최신 기술을 개발하고자 아낌없는 투자를 단행하며 단순히 ‘디자인’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노영일 예건 대표이사는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5 K-최고의 브랜드 대상’ 시상식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K-최고의 브랜드 대상은 시사저널이 최근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대내외 경제 여건 속에서도 국가와 지역 발전에 이바지함과 더불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브랜드 철학을 고수한 강소기업을 선정해 시상하는 상이다.
예건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가 경제성장 및 고용 창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으며, 교량에 설치하는 ‘회전 성능을 갖춘 추락 및 투신자살 방지 안전장치’ 기술을 개발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우수제품 성능 인증을 취득, 이를 통해 낮은 교량 난간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보행자의 추락 및 투신 사고를 예방하는 데 기여했다.
뿐만 아니라 누적 980여건의 산업재산권을 보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공공·민간 건설현장에서 그 품질과 기술력을 입증하는 한편, 대내외 경제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투명하고 건전한 조직문화를 확립함으로써 국가와 지역 발전에 이바지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노영일 예건 대표이사

- 예건은 제품을 만드는 데 있어 어떤 가치를 우선시하고 있는가.

예건은 ‘자연과의 조화’를 최우선으로, 친환경적인 제조공법 및 재료를 사용해 제품을 제작하는 한편 인위적인 경관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공간을 채우고 기능을 충족시키는 시설물은 많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아름다움을 더하는 한 그루 나무처럼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닌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오직 예건뿐이다.
또 건축물과의 관계를 고려해 우리의 일상을 담는 소중한 공간에서 다음 세대에 전해주고 싶은 가치를 만들어 가는 것에도 힘쓰고 있다.

 

- 제품군이나 최근 시공사례 중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퍼걸러’ 시리즈는 현대의 복잡한 도시 환경에 어울리는 간결하고 개방된 선형 구조의 시설물로, 공원·가로 공간 등 대상지 조건에 따라 다양한 배치가 가능하다.
특히 과도한 조형미를 지향하고 기능성을 극대화함과 더불어 하늘을 가리지 않는 디자인을 통해 개방감을 확보하는 한편, 여러 사람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주민들이 이웃과 ‘소통’을 나누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주력했다.
‘펜타 쉘터’는 ‘작은 집’을 모티프로 디자인한 오각형 모양의 쉘터로, 지붕 및 천장을 통해 복사열을 차단함으로써 쾌적함을 확보하는 한편 벽면을 터놓음으로써 주변의 경관을 감상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허니콤’ 시리즈는 말 그대로 ‘벌집(Honeycomb)’을 모티프로 한 육각형의 디자인을 적용, 어린이들이 놀이를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어린이들은 ‘놀이’를 통해 사회성을 함양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안전’에 지나치게 치중하는 대신 약간의 과감함을 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제작 과정에서 공원 및 놀이터를 이용하는 어린이들에게 직접 의견을 수렴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 조경시설물 및 업계가 지향해야 할 방향 및 핵심 키워드가 있는가.

앞으로는 ‘기후변화’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과 그 비전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가속되면서 매년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는 것이 체감되기 시작하고 있다. 실제로 올 봄에 전국을 휩쓴 산불 역시 등산객들의 부주의로 인한 실화(失火)가 주된 원인이기는 했으나, 그것이 전례 없는 규모로 확산된 것은 이상기후로 인해 건조한 나날이 이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대구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도시숲’ 등 녹지공간을 확보함으로써 도심 내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한편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서울도 민선 8기 공약인 ‘약자와의 동행’을 실천하기 위해 관내 소규모의 녹지공간, 실개천 옆 수변공간을 꾸미는 등 언제 어디서나 시민들이 녹지공간을 접할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VI-YP104 시엘로 퍼걸러, YP-615 펜타 쉘터, IB-NS305 허니콤.

 

- 평소 대외활동에 열심인 것으로 알고 있다. 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알고 싶다.

주로 국회·국토교통부 등 입법·행정부와 소통하며 국토부 내 ‘조경과’ 신설, 현재 시행 중인 ‘조경진흥기본법’의 법적 구속력 강화 등 대한민국 조경업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와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금의 조경진흥기본법은 강제사항이 없는 ‘상징법’으로, 위반 시 이를 제지할 수 있는 ‘강제성’을 띤 규제가 없는 등 실무에서 큰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건축’의 경우 건축법 외에도 각종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독립된 영역으로 거듭나는 한편 건축사 및 건축가들의 권익과 사회적 위상을 제고할 수 있는 근거를 갖추며 성장한 바 있는데, 조경도 이러한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단순히 건설산업 내 하위 공종 중 하나가 아닌 독립된 ‘하나의 영역’으로 거듭나야 한다.
특히 최근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임박함에 따라 양대 정당에 이를 어필하는 등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0년에는 그동안 지방직으로서 각 지자체가 개별적으로 채용하던 조경직 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해 그 위상을 끌어올리는 한편 사람들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 바 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더 있다면.

상술했듯, 국내 조경 기업들이 자사의 기술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장을 중앙정부 차원에서 마련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조경의 시장 크기는 건설업 전체에서 보면 매우 작은 수준으로, 종사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도 마련돼 있지 않는 등 성장동력을 제대로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가격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돼 있어 적정 수준의 시공 품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등의 문제도 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안전관리 및 총체적인 시장 분석 등을 통해 ‘질적 성장’에 주력할 수 있는 상황을 마련해 조경 기업 및 기술인들이 온전히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각 지역의 특색에 맞는 ‘주제’를 선정, 이를 바탕으로 한 ‘국가공원’ 등을 조성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울산 태화강의 경우 이전에는 심각한 환경오염 등으로 지역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었으나, 수질 및 환경개선을 거쳐 국가정원을 조성함으로써 이전의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함과 더불어 주요 관광자원으로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산업의 활성화는 민간 개개인이 견인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며, 중앙정부가 나서서 판을 짜고 여기에 대·중·소기업들이 각자의 역량에 맞게 활약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 및 선진 기업의 사례들을 벤치마킹에 스스로의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이를 통해 보다 큰 이익을 창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동기부여가 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